배애현사진
부산대학교 배애현
사실, 저는 이 시험 자체를 위해서는 그다지 준비한 것도 노력한 것도 없어서 수기랍시고 적을게 별로 없어요. 그냥, 원래 프리토킹이 가능한 정도의 회화실력이 있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시험 칠 당시에 느끼기엔 아.. 횡설수설하고 왔다... 망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AL등급이 나온 케이스거든요. 문제 유형조차도 제대로 안 알아보고 가서- 전 제가 고른 열 몇가지의 관심사에서 제각각 하나씩 질문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덕분에 같은 말을 여러번 했었고, 그래서 망했다... IL 나올지도 몰라... 그랬는데 AL이 나온거라 제가 Opic AL을 한 번만에 딴 비법은요-! 라고 할 만한 건 없어요. 정말.

그래서 평소에 제가 어떤 식으로 영어 공부를 해 왔는지를 써 볼까 해요. 
기본적으로 OPIc은 말하기 시험이죠- 스스로 문장을 만들고 답을 해야 하는 방식의 시험이에요. 답도 정해져있지 않구요. 뭘 만들어 내려면, 일단 머리속에 재료가 충분한게 좋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론, 영화든 드라마든 책이든 뭐가 됐든 한 권, 한 편 정도는 전체를 외우시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그런데 뭐가 됐든 그걸 외울 때, 영어를 그대로 바로 외우려고 하지 마세요. 알잖아요. 우리 원어민 아니에요. 열심히 하면 원어민처럼 할 수는 있지만 원어민은 아니에요. 영어로 생각을 하는 건 무리에요. 우리말로 생각하고 그걸 영어로 바꾸는 속도를 올리는 게 관건이에요. 그러니 외우기 전에 우선 해석을 하세요. 가급적이면 직역을 하시고 그 내용을 기억하세요. 그 다음에 영어 문장을 보거나 들으면서 외우는데, 직역했던 그 내용을 영어로 통역한다 고 생각하면서 문장을 찬찬히 조립하는 거에요.

그리고- 킬링타임 하고 싶을 때 영화나 드라마를 종종 보잖아요? 보고 또 봐도 재밌는 걸 몇 편 정도 컴퓨터에 저장해 두세요. 제 컴퓨터에는 셜록 시리즈 전편과 스타트렉 다크니스 그외 영화 몇편이 저장되어 있지요. (네 맞아요 저 베네딕트 컴버배치 좋아해요. 엄청.) 한글과 영어 자막을 다 구해두시구요. 다중자막 기능을 지원해요. 자막 크기도 조절할 수 있구요. 처음엔 한글자막과 영어자막을 잘 보이는 크기로 화면 상하단에 다 띄워서 보는거에요. 내용 모르면 재미 없으니까요. 그렇게 몇번 보면서는 자막 크기를 점점 줄여요. 주로 대사를 듣고 화면을 보다가 이해 안가는 부분에서 자막을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봐야 보일정도의 크기로요. 내용이 좀 빤-해지면 알아듣겠다 싶거든 영어자막만 띄워서 봐요 또 몇번. 그다음에는 자막을 아예 없애고 보는 거에요. 그렇게 보다 보면 외워지기도 하고, 머릿속에 문장들이 또 쌓입니다. 재료가 모이는거에요.

그렇게 외우고 보고 들어서 재료를 모았으면 꺼내는 연습. 스스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이 필요해요.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학교 갈 때, 오늘 뭐하지 뭐먹지 과제는 어떤 식으로 해야지 친구랑 만나면 뭐하고 놀아야지- 이런저런 생각들 하잖아요? 그걸 머리속에서 영어로 바꿔보는 거에요. 문법 그런 거 크게 신경쓰지 마시구요. 봐요 지금 제가 우리말 쓰면서도 어디 문법 딱딱 지켜서 쓰나요? 아니잖아요. 그냥 해요.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말아요. 인풋이 충분하면 그냥 해도 왠만큼 말 되는 문장이 만들어 질거에요.
그런 식으로 영어로 문장을 만드는 일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내뱉어 봐야겠죠? 스터디를 가든, 학원을 가든, 네이티브 친구를 사귀든, 영어로 말을 해야 할 상황을 만드세요. 가급적이면 다양한 주제로 얘기해보세요.
이 때- 좀 사서 고생하면 빨리 늘어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저는 어느정도 영어를 할 줄 알지만 노는 분위기 잡는 거 친화력 그런 건 약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네이티브 친구들하고 놀 때, 친화력은 뛰어나고 영어는 세마디 이상 말하지 못하는 친구 둘도 데리고 같이 놀았어요. 그럼 분위기는 그 친구들이 잡아줘요. 그리고 저는 통역을 하는 거에요. 쉬지 않고 우리말을 영어로, 영어를 우리말로 옮기게 되죠. 그러다보면 늘 수 밖에 없어요. 날이 갈 수록 그게 쉬워지고 덜 피곤해지는게 느껴지면서 되게 뿌듯했어요. 

위에 쓴 것 말고도 생각해보면 방법들이 더 있겠지만- 지면관계상 이만 줄입니다. ㅎㅎ 
OPic AL? 어렵지 않아요! 그냥. 영어로 말하는게 편안하면 나오는 등급인 거 같아요.
영어랑 친해지면 됩니다. ㅎㅎ

Posted by 김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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