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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김용범
시험 보기 한 3주쯤 전까지만 해도 IM 맞지 않을까 걱정하던 제가 이렇게 AL 취득 응시생으로서 글을 쓰게 되다니 꿈만 같네요. 영어에 대해 수능 1~2 등급을 맞을 정도의 전반적인 지식이 있다는 가정 하에,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고 준비한다면 생각 외로 단기간 안에 승부를 볼 수 있는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수능을 친지 조금 지났지만, 대략 수능 1~2등급을 맞을 정도의 영어 지식을 가지고 시험을 쳤습니다.

저는 오픽을 시험 보기 한 2~3주쯤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인터넷으로 OPIc 시험의 특징과 시험 시간, 시험 과정 등에 대해 확인한 후 인강과 Credu에서 제공하는 모의테스트를 통해 시험을 대비했습니다. 인강은 Credu에서 제공하는 OPIc IH Master 강좌를 들었습니다. 이벤트로 받은 강의라서 들었는데, 나쁜 강의는 아니었지만 강의가 전반적으로 짧아 내용을 알차게 전달해주지는 못 했습니다. 영어 시험에 대한 감각이 있어 단지 시험 준비 방식만을 알고싶은 분이시라면 들으셔도 괜찮지만, 기초가 부족하거나 보다 OPIc의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인강을 듣는 분이시라면 조금 더 나은 강의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을 따로 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AL을 맞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교보재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괜찮은 강의 한 두개는 꼭 들으라고 추천해드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교보재의 종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OPIc에 대한 지식, 그 중에서도 OPIc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대해 알고 활용하는 것과 질문이 들어왔을 때 떨지 않고 혼자 느리더라도 차분하게 말할 수 있는 태도를 체화시키는 것, 그리고 시험에서 나오는 각각의 주제에 대해 자신이 말할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입니다. 저는 책이 없이도 아래 내용들을 모두 체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의 하나만을 끼고 공부했습니다.

OPIc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정말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주제가 정말 많다는 점을 가장 대표적으로 들 수 있습니다. OPIc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문제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OPIc을 좀 더 쉽게 준비하기 위한 주옥같은 팁 하나가 나옵니다. 아바타를 만들어라.

자신이 경험을 해 보았건 아니건, OPIc은 자신이 어떤 주제에 대해서 경험한 내용에 대해 물어봅니다. 응답자가 주어진 질문에 맞는 대답을 잘 하기만 하면, 평가자는 좋은 점수를 줍니다. 조야한가요? 맘에 안 드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OPIc은 시험입니다. 평가자는 당신이 진짜 이 사실을 겪었냐가 아니라 당신이 얼마나 물어보는 질문에 문법을 맞춰 잘 대답하느냐를 평가합니다. 아바타를 만드세요. 완전히 새로운 아바타를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대답을 할 때는 항상 차분해야 합니다. 느리더라도 차분해야 한다, 아마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본 말일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빡빡하게 스크립트 내용을 채우지 말고, 정말 핵심적인 문장만 만들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막상 실전처럼 주제만 받고 거기에 대해 대답해보려고 하면, 스크립트를 짤 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생각한 것의 한 중간 정도밖에 얘기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2분 30초가 지나 있습니다. 그러니 스크립트 내용을 너무 빡빡하게 만들지 마세요. 대신, 다음 단락에서 기-승-전-결에 대해 얘기하는 내용을 보고 각 파트의 핵심 키워드 또는 문장에 기본적인 내용을 붙이는 정도로만 스크립트를 구성하세요. 지금 이 글을 보는 독자님들의 생각보다 말을 하는 동안의 시간은 빨리 갑니다.

음, 제가 조금 전에 기승전결에 대해 얘기했지요. 정말 이야기의 전달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빠질 수 없는 툴입니다, 서론-본론-결론과 함께요. 저는 이것을 거의 모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템플릿이라고 얘기합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복잡하게 만들어서도 안 돼요. 숙련된 영어 사용자가 아니라면 간단하게 만들어도 2분 30초 금방 잡아먹거든요. 일단 어떤 주제든, 문제의 배경을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너가 최근에 본 영화라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본 영화였다, 콜센터 롤플레잉이라면 나 너네 가게에서 어제 물건 산 사람인데, 이러이러한 문제 때문에 전화했다가 됩니다. 그리고 다음 단락은 현재 그 주제에 대한 나의 상황이나 그 주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 등이 됩니다. 여느 강좌나 책을 보면 강사님들의 모범 답안을 통해 대충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결론 부분, 간단하게 작성하면 됩니다. 본론을 마치고나면 생각보다 시간이 없거든요ㅎㅎ. 본론에 서술한 내용에 대한 감상이나 결과 등의 내용으로 한,두줄 정도 적으면 됩니다.

준비는 이렇게 하면 됩니다. 각 주제별로 몇 가지 문제들이 있잖아요?? 우선 각 주제별 문제 1개씩을 잡아 기-승-전-결, 또는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에 따라 스크립트를 작성해봅니다. 그렇게 풀 스크립트를 몇 개 작성해보며 어떻게 스크립트가 구성 되는지 대충 감이 잡히면, 각 주제별 문제들의 기승전결, 또는 서본론의 핵심 키워드 또는 내용만을 다 간단하게 정리해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실전처럼 몇 번 연습해보며 동시에 몇 가지 나올 유력한 문제들의 스크립트를 간소하게 짜다 보면, 독자님의 문장 구성력은 나도 모르게 늘어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김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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