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지사진
고려대학교 정민지
저는 미국에서 5년 정도 있으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그 곳에서 마쳤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없었지만 이제 한국에 온지 4년 차가 되다보니 영어실력이 줄어드는 게 가끔씩 느껴져서 당황스럽긴 합니다. 학교의 영어 강의에서 토론할 때에도 말이 자주 꼬이고 원하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고 빠른 뉴스를 들을 때면 놓치는 부분이 많아 지는게 조금 무섭긴합니다. 그래서 오픽을 볼때도 공부를 하고 보려고 했지만 워낙 급하게 접수하고 시험보느라고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사서 공부할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시험방식이나 대화주제정도는 한 번 훝어보고 갔습니다. 
다른 분들도 아무리 자신의 영어실력이 자신있더라도 반드시 이 정도는 보고 들어가시길 추천드릴께요. 실제로 제가 설문에서 체크한 취미나 관심사항에 대해서만 문제가 출제된 것 같아서 영어실력에 자신이 없는 분들도 본인이 정하신 토픽에 맞춰 표현이나 내용을 준비해서 시험에 응시하신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실제로 자기소개 연습 해보니 너무 오랜만에 영어를 써서 그런지 억양이나 톤이 굉장히 어색해져 있었고 어순도 한국식으로 바뀌어 술술 말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원어민과 억양과 톤을 비슷하게 하고 어순이나 사고방식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 전날 영화 한 편을 자막 없이 보고 갔습니다. "다이애나"라는 영화를 크게 틀어놓고 제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멋진 대사가 나올때면 연기하듯이 따라하면서... 
혼자 쌩쑈를 하면서 봤는데 이런 방법이 영어가 어렵거나 말하는 것이 어색하신 분들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을 거 같아 추천드립니다. 사실 이 부분만 잘 하더라도 얼핏 듣기에는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떄문인지 영어를 잘하는 것 처럼 들린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실제로 시험에 응시하면서 느낀 것은 AL등급이 나오지 않을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답이 즉각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데 대답을 만들어서 말해야 하기 떄문이었습니다. 순발력이 좋은 편도 아니고 상상력도 뛰어나지 않지만 어떻게든 답변에 맞는 거짓말을 만들어서 최대한 오랫동안 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아무런 적절한 답변도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자연스런 pose를 했던 것 같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다른 주제로 제 마음대로 대화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그랬는데도 AL등급이 나온 것을 보면 오픽시험은 아마도 영어를 얼마나 자연스러운 억양과 발음으로 쉬지 않고 지껄일 수 있는지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변의 논리성이나 일관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랬다면 저는 아마 IH등급 정도를 받지 않았을런지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어느정도는 있어야 하겠지만 억양, 톤, 어순 또는 사고방식을 연습하시면서 문법에 정확하게 맞지는 않더라도 듣기에 자연스럽고 소통 가능한 정도로 회화하실 수 있으면 걱정 많이 안하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제 스페인어 오픽시험을 응시하려고 하는데 스페인어는 영어와 비교했을 떄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별로 없긴하지만 비슷한 방법으로 준비하면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어요. 여러분들도 준비 잘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열심히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실력과 시험평가기준을 고려한 적절하고 알맞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중요 하다는 거 잊지마세요. 실제로 주위에 저만큼 영어권국가에서 생활하다가 왔지만 IH등급 맞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반면에 영어실력이 별로인 것을 확실히 아는데도 저와 같이 AL등급 맞은 경우도 있구요. 다른 시험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어학이나 회화시험은 반드시 해당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깐 전략을 잘 세우셔서 시간과 노력, 돈 낭비없이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김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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