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함새롬
스피킹을 늘리는 방법
우리나라에서 영어점수는 취학, 취업 등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외국인과 자주 부딪히면서 영어로 진짜 소통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험을 위한 영어에 질려하던 저는 처음에는 영어 mp3파일을 여러번 듣고 녹음프로그램으로 억양과 톤을 따라하면서 원어민 같은 발음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입트영, 미드 모던패밀리 대사외우기, 영절하등 실질적인 영어실력을 기르려는 많은 노력을 했으나, 끝까지 밀고 가는 뒷심도 부족했고 외우기만 하고 쓸 일이 없으니 학습의 흥미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영어도 언어이기 때문에 입으로 내뱉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실력이 늘게 됩니다.
저는 홍콩에 중국어로 취직을 했습니다.(취직할 당시 영어 스피킹은 엉망이었죠, IM3 등급) 실제로 현장에서는 영어만 구사할 수 있는 고객들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영어로 질문에 대답하고, 또 그들의 요구를 영어로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만 했습니다. 어버버거리는 영어로 얘기한다는게 많이 부끄러웠지만 내 생애 처음으로 필요에 의해서 영어를 쓴다는 게 감격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직장 내에서 구사하는 영어로만 영어실력이 쑥쑥는다는건 힘든 일이죠. 비슷한 내용과 단어로만 소통을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쓰는 구문과 내 의견 피력하기 등은 여전히 한심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홍콩에 있는 영국문화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회화학원은 선생님도 학생도 별다른 목표의식이 없기 때문에 실력이 많이 늘지 않는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에 매진하고 싶지 않아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한반에 학생은 평균 20명이었고, 한시간 반동안 실질적으로 말을 하는 시간은 3분 내지 5분에 불과했습니다.
다시 찾은 해결책은 언어교환 파트너인 외국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구글에 Laguage exchange라고 치면 대표적으로 1. conversation exchange 2. language exchange 라는 사이트가 뜹니다. 거기에 본인의 프로필과 간단한 소개를 적고 어떤 외국어를 배우기 원하는지 쓰면 이메일이나 사이트를 통한 연락이 옵니다. 인터넷으로 어떤 사람을 만난다는 건 꺼림칙한 일이지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처음에 채팅으로, 그 다음엔 간단한 만남에서 상대를 파악하고 꾸준히 공부를 진행해나갈지 결정하면 됩니다.
실제로 종교에 지나치게 심취한 사람과, 하루 종일 말을 걸어서 이상했던 외국인을 차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외에 만났던 캐나다 친구, 스웨덴 친구와 언어교환을 하면서 여태까지 말로만 들었던 그 나라의 문화도 알게 됐고 영어로 좀 더 자연스러운 의견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오픽 AL 등급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도 문법이나 표현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자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영어공부방법에 자극 되어 요즘에는 “위기의 주부들”을 한영자막 또는 영어자막으로 보고, 인상 깊은 표현들을 그때그때 적어두고 있습니다. 성인영어는 본인이 외우고 공부한 만큼만 늘기 때문에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해외에서 어학연수를 받을 형편이 안 되는 분들은 스스로 외국어를 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합니다. 언어교환하는 친구를 사귀시거나, 영어 토론/발표 하는 스터디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무조건 시간을 꽉꽉 채운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에 거의 영어를 랩하는 속도로 10분만에 시험장을 나왔는데 AL등급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발음과 억양이 제일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화할 때 상대방이 더 잘, 편안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듭니다. 문장을 외울 때 원어민 톤 그대로 연습하는 것도 전체적으로 더 잘하는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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