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모사진
삼성SDI 양정모
오픽을 처음 접했을 때는 회사에 입사하고 신입사원 티를 벗었을 때입니다. 어렸을 때 부터 쓰기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그나마 배웠다고 자부하기에 영어 말하기 시험은 더할 나위없이 저에게 반가움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다운 공부를 못하고 무작정 들이댔던 첫번째 오픽 시험..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농협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었지요. 옆에 같이 시험봤던 회사 선배는 IL이 나왔건만 저는 NH라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점수에 낙심을 하고 말았습니다.

오픽이란 시험을 처음에 만만하게 생각했던 오기가 부끄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로 마음을 다잡고 일반학원의 회화 수업을 수강한 후, IL에 간신히 내 점수를 올려놓을 수 있었고, 그 이후 전문 오픽 수업을 회사 혹은 회화 학원 같은 곳에서 들었을 때 IM1, 그리고 조금 더 노력하니까 IM2의 단계까지 올라왔습니다. 여기까지 거의 4년이상 걸린 것 같네요. 그리고 2~3년을 공부를 전혀 안 하다가 이제 간부급 승격과정에 있어서 2등급 이상이 필요하다는 말에 연초부터 학원을 알아보고 다녔고, 우선은 급한대로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점심 회화반을 수강하였는데, 3개월 수강 후 시험을 봤는데, IM2, 그리고 또 3개월 수강 후 시험을 봤는데도 IM2.. 뭐가 모자른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여름부터 가을까지 멘붕의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대로 포기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래도 2등급의 점수가 회사의 승진시 중요한 부분인 걸 알고 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픽 수업을 잘 하는 학원으로 수소문 하여 다녔습니다. 평일에는 학원을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주말반으로 괜찮은 강사님을 이리저리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갔던 곳이 오픽 스퀘어! 지금은 안계시지만 1년전 계셨던 강사님으로부터 수강을 1개월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듣도 보도 못한 오픽수업이 전개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수업이 대부분 이루어 졌고, 암기 위주로 강의가 반복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숙제도 많아지고, 외워야 할 게 특히 많아서 이런 걸로 점수가 오를 수 있으려나 하는 의문감도 들었습니다. 특히나 암기에 취약한 저이기에 더욱이 지치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간만의 오픽 시험... 

시험 전날까지 준비한건 딱 세가지 였습니다. 패턴 암기, 과거형, 그리고 억양 이렇게 이 전과는 다르게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암기도 다 못했지만 암기 쪽에서 나온 것도 1~2문제였지만, 과거형 신경쓰고, 억양을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전진없이 제자리 걸음..IM2를 또 받았습니다. IH도 아니고, 딱 IM3만 받으면 되는 건데 그러면 2등급인데, 하늘이 마치 공짜로는 점수를 주지 않는다는 듯이 제 성적표에 IM2를 반복해서 기록해놓았습니다. 이건 답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2월 성적 제출 전까지 저에게 남은 기회는 2번 정도~! 마지막 한달강의를 추가로 수강하면서 밑져야 본져야 하는 심정으로 마지막 오픽 수업을 신청하였습니다. 이전에 WAIVER도 다 사용한 상태로 25일에 한 번씩 시험을 봐야 하는 상태라서 절박함은 더해졌고, 그래서 마지막 강의라 생각하고 열심히 들었나 봅니다. 좀 더 외우고, 좀 더 숙어를 사용했으며, 좀 더 현재과거미래형에 틀리지 않도록 반복하고 반복했습니다. 포스트 잇에 써놓고 고개 돌아갈 때마다 외우고, 길거리 지나면서 웅얼웅얼 거리기도 하고, 미친 사람처럼 영어만 발음하며 주말을 보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도 있었고, 그만큼 제가 절박했기에 남은 2번의 시험이 저에게는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험장에 들어간 순간, 이전보다 긴장은 많이 됐지만,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그동안 휴대폰으로 포스트잇으로 공책으로 메모해왔던 필기를 되뇌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구문에서 자기소개를 쉽게 넘기고, 2번문제를 마주했을 때 아는 문제가 나왔고, 5번까지는 술술 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과 다다음 주제는 좀 예상외였지만, 4번째 주제에서 아는 문제가 나왔고, 그 때도 2문제 정도를 쉽게 통과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당시 아는 문제여서 외운걸 반복했다기 보다는 외울려고 노력했던 주제 외 구문들이 머릿속에 짬뽕되서 그럴싸한 문단을 만들어 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형은 틀렸으면, 정정하고 다시 말하려고 노력했고, 에피소드 문제에서는 제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려고, 보지도 않는 표정연기까지 하며 말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받은 성적표에서는 보란듯이 IH를 받았고,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은 것 같았습니다. 제 공부방법은 뭔가 다르지 않습니다. 그냥 암기력이 부족하지만 암기하려고 흉내내려고 영어를 끄적끄적한 시간들이 만들어낸 결과물 같습니다. 그렇게 공부 한 후, 한 등급 올릴 요량으로 대충 공부하고 보았던 시험들이 두 번 다 IH... IH 세번을 받으니까 대충 어떻게 해야 받는지 알 수 있겠더군요. 지금은 AL을 위해서 한걸음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AL 받으려면은 다른 무언가가 더 필요하겠지요. 자연스러움과 완벽이 아닐런지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두서없는 저의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는 수험생분들께도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김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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