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성사진
취준생 임주성
우선 저는 영어권 국가에서 9개월 정도 체류 경험이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하지만 영어를 그다지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 그리고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영어 스피킹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정말 말 그대로 케바케입니다. 어학연수는 간다고 해서 막 늘어온다기 보다는 어학연수를 가기 전에 자기가 얼마만큼 준비하고 갔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 학원에 들어갔을 때, 레벨 10개 중에 6에 들어가서 7로 졸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미리 준비하지 않고 무턱대고 온 친구들의 경우에는 레벨 1이나 2에서 시작해서 3이나 4로 졸업하는 경우도 많이 있더군요. 이말은 그 친구들이 어학연수를 갔다왔다고 하더라도 제가 어학연수를 가지 않았을 때보다 수준이 낮다는 말입니다. 물론 어학연수를 다녀 오는게 스피킹을 늘리는데 많은 영향을 주긴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자신의 노력에 달려있습니다. 어학연수 실패율이 거의 90%에 육박한다는 말이 있죠. 어학연수를 갔다 오더라도, 거기서 한국인들이랑만 놀다오면 그건 말짱 꽝인겁니다. 자기가 노력해서 영어를 쓸 기회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 이상, 어학연수라고 하더라도 영어를 쓸 기회가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갔다 오신 분들은 아마 공감하실 겁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저는 어학연수를 갔다가 올해 8월쯤에 귀국하여 영어에 대한 감을 잃기 전에 꼭 오픽 시험을 봐야겠다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게으른 천성때문에 결국 12월까지 미루게 되었고 뭐 어찌됐던 목표등급은 나왔다손 치더라도 마음 고생이 사알짝 있었습니다. 이게 영어를 안쓰다 보니 급속도로 스피킹 실력이 줄더라구요.. 그래도 어학연수를 가기 오래 전부터 영어 기사를 읽는다거나(CNN Student News, Readers Digest), 미드나 유투브 동영상 같은 것들을 보며 따라하는 에코잉을 하는 걸 거의 생활화 하다시피 하는 등 영어에 꾸준히 노출을 시켰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목표 등급을 획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평소에 영어로 뭔가를 꾸준히 생각하려 하는 부분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픽 시험을 등록하고, 딱 이틀 공부했습니다. 뭐 평소에 유투브 동영상 보면서 에코잉하고 그런 부분들은 제외하고 오픽 시험에 관련된 부분은 딱 이틀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인강을 듣고 스크립트를 만드는 방향으로 공부를 하려고 하였으나, 스피킹이란 걸 암기해서 한다는게 도저히 못할 짓인것 같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주제도 너무 광범위하고 예상 주제에서 나온다고 하더라고 질문이 너무나도 다양할텐데요. 그래서 그냥 스크립트는 버리고 되는대로 말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근자감이죠..ㅋ) 그래도 대충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스토리를 얘기해야겠다 라는 정도는 한국말로 생각해두었습니다. 오픽 시험을 보다보면 이문제는 한국말로 질문을 받아도 대답할 꺼리가 별로 없다고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한국말로 어느정도 스토리 라인을 잡아놓는 것 정도는 해야할 듯 싶습니다.

시험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자기소개소도 그냥 즉흥적으로 했고, 전반적으로 아무런 준비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굉장히 많이 버벅거린 걸로 기억합니다. 한국어로 에피소드 생각하면서 이부분에서는 이런 영어단어나 영어표현, 영어 문법을 사용해야지 했던 부분들도 막상 질문을 받으니 머리가 하얘져서 생각도 안나고 어버버버 단어도 잘 모르겠고.. 시험 다보고 나오자마자 이건 IL 이나 IM1나오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IH가 나온걸 보면 그래도 중간에 pause가 많이 없도록 노력했고, 평소에 에코잉을 통해 영어 억양과 발음을 조금이나마 체화시켜놓은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20여년을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며 살아왔지만 우리나라 말을 잘한다고는 절대 말을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 영어 스피킹을 절대적으로 거의 하지 않는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 영어 교육을 받고, 겨우 5일에서 2주 공부를 하고 IH, AL을 노린다.. 이건 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수능 1등급, 토익 800, 900점 이상의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어느정도 바탕이 된 분들이라면 그래도 가능성이 있을겁니다. 스피킹이란게 하루아침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지만 하루에 몇시간 꾸준히 영어를 입에 붙이고 체화 시키는 과정이 있다면 금방 가능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가끔 그런 글들을 많이 봅니다. 영어랑은 거의 담을 쌓고 지내왔는데 2주 공부하고 IH/AL 받을 수 있나요? ... 욕심이지 않을까요? 우리가 익숙한 리딩,리스닝인 토익을 공부하더라도 거의 두달 이상을 공부하고 목표 점수를 달성하죠? 근데 스피킹을 5일, 2주만에 달성하겠다? .. 좀 그렇죠. 

AL받지도 못하는 게 왜 이렇게 쓴 소리만 하느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바로는 당장 시험 점수가 급해서 준비를 못하고 보지 않는 이상, 어느정도 공부 기간을 두고 이걸 진짜 자신의 영어 회화 실력으로 말하는게 멀리 봤을 때 훨씬 이득인듯합니다.. 저도 여태껏 해온 것 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할 계획이며 조만간 다시 AL을 볼 것입니다. 

어쨌든 오픽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모든 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김용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