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사진
멜번대학교 박세영
저는 취업을 목적으로 오픽을 쳤습니다. 처음에 어느 국내 대기업의 영어 말하기 면접 전형 중 일부로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다른 영어 말하기 시험에 수차례 응시했지만 번번이 근소한 차이로 최고점을 놓치고 있던 터였는데, 오픽을 쳐 보면서 훨씬 편안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단 시간을 조절해가며 문제를 풀 수 있어서 한 결 여유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기업 면접에서 응시한 시험은 저에게 점수를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점수 취득을 목적으로 다시 한 번 오픽에 직접 접수를 해서 응시했습니다. 순조롭게 대답을 해 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home improvement project에 관한 경험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아마 여가활동에 '집에서 쉬기'를 체크해서 그런 문제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집안을 꾸미는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저는 많이 당황을 했고, 그 날 친 시험은 IH등급을 받고 말았습니다.

수년간 영어권국가에서 체류하며 유학한 저로서는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점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영어 회화 스터디에 참가하며 영어 말하기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게 된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간 영어 회화 스터디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스피킹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고, 지난 8월에 다시 오픽에 도전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번처럼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왔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말하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픽을 치기 전날 인터넷에서 오픽 돌발질문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 연습해 보았습니다. 

오픽이든 다른 시험이든 간에 말하기 시험의 관건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순발력있게 대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길지 않은 편이고, 잠시 집중을 하지 못하면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타 말하기 시험과 비교했을 때 오픽의 장점은 문제를 두 번까지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있다면 꼭 활용해야 합니다. 저는 모든 문제를 두 번 들어보면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일단 한 번 들어보면서 문제를 이해하고, 두 번째로 들을 때는 할 말을 생각했습니다. 첫번째 들을 때 할말이 바로 생각난다고 해서 바로 말하기보다, 문제를 다시 한 번 들으면 더 좋은 대답이 생각나거나, 좀 더 생각을 가다듬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차분하게 시험에 임할 수 있습니다. 또, 40분 내에 15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 안배에 유념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IH등급을 받았던 시험에서는 마지막 질문을 답하다가 중간에 끊어져 버렸는데, 그것도 감점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기간에 점수를 받고자 하시는 분들은 오픽 교재를 사서 혼자서 대답해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 후에 모범답안과 자신의 답안을 비교해보며 활용할 수 있는 표현을 익히면 효과적입니다. 지루한 과정이지만 가장 빨리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원 수강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있으신 분이라면 학원 수강보다는 이 방법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의고사 CD가 있으면 더 실전처럼 연습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하시면 더 좋습니다.

오픽은 일상적인 질문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평소에 영어 말하기 연습이 되어 계신 분이라면 단기간에 고득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연습을 하시면서 일반적인 문제에 숙달이 되시면 롤플레이와 돌발 질문에 대비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말씀드리자면, 토익 990점보다는 오픽 AL등급을 받는 것을 면접관 분들이 더 높이 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픽은 usable English,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어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년간 해외 체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경우에도 영어 실력을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취업 시에 오픽 고득점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노력하셔서 모두들 오픽 고득점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김용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