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연사진
UNIZB 유수연
저는 첫 번째 시험에서 AL을 받고, 두 번째로 응시했을 때 IH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왜 내가 IH를 받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 후 IH와 AL일 때의 답변의 차이점을 기반으로 그 원인을 분석해 본 후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우선 제가 OPIC을 응시한 이유는 현재 연구실에서 회화능력 검증을 요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식적으로 필요한 서류가 아닌지라 공부를 하지 않은 채 그저 순수한 내 실력을 한 번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무작정 시험을 3일전 신청하고 응시했습니다. 

그래서 맨 첫 문제였던 자기소개를 하라는 문제를 듣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저의 현재 전공부터 시작해서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일 등을 설명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비전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지금 보는 이 시험이 생전 처음이었고, 준비 없이 온 까닭에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나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다음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운이 좋았던지,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질문이 많이 나와서 모든 문제는 2번씩 들으며 2번째 질문을 읽어주는 시간동안 무슨 이야기를 할지 미리 생각해 놓은 후 질문에 답했습니다. 또한 비슷한 분야의 질문이 4-5개씩 이어졌기 때문에 반복되고 겹치는 답변도 많았지만 단어나 이런 것을 다르게 하거나 마지막 결론을 비틀거나 해서 비슷한 내용이지만 조금 더 다른 내용으로 들리도록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직접 듣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대화식 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던 게 저 스스로도 긴장을 풀 수 있었던 방법이었는데, 가령 대답을 할 때 조금 막힐 것 같으면, ‘내가 지금 생각이 안나서 그러는데 나중에 더 자세한 디테일이 기억나면 이야기해주겠다,’ 아니면 시간을 체크해가면서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시피 느껴질 때는 답변에서 ‘조금 더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시간관계상 그건 다음에 만났을 때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이야기해보자.’라고 말하는 등 이런 식으로 곤란한 질문이나 상황을 탈피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조금 급하면서도 빠르게 말을 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오히려 실제 대화상황인 것처럼 들렸기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던 게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IH를 받은 두 번 째 시험에서는 조금 더 느릿느릿 정확하게 대답을 한다고 생각하고 답변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한 이번 두 번 째 시험의 질문은 제가 12개 혹은 15개의 관심사를 선택하는 분야에서 그 개수를 채우기 위해서 사실 관심사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분야에서 모두 나와서 답변에 있어서 확실히 저번 시험에 비해 미숙함이 스스로도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천천히 답변하며,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일상적인 답변으로 시험을 진행했는데 그것이 Downgrade되었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두 번의 시험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아무래도 회화자체에 연습이 필요하신 분들은 물론 동영상이나 책을 통해서 미리 시험 준비를 하시는 게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기본실력을 갖추고 계신다는 조건 하에 어느 정도의 유창함으로 grade가 결정되는 응시자분들은 책이나 영상을 통해 공부하시기보다는, 그저 하나하나 관심사마다 그냥 이야기 할 거라를 생각해 놓으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가령 음악이나 콘서트 같은 카테고리에서는, 그저 어떤 공연을 봤었고 그 공연은 어땠었고, 그때의 나의 기분은 이랬고, 그것을 보러 갔던 나의 상황은 이런 상황이었고 등등 연결되는 매끈한 한 paragragh가 아니라 단순히 그저 그 카테고리에 관해서 말 할 거리를 영어로 생각해놓는 게 훨씬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번 두 번째 시험에서 경험했듯이, 아무리 모든 질문을 바로 이해하고, 영어로 대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하더라도, 가장 큰 걸림돌은 그 주제에 대해서 내가 할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IH나 AL을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제외하고서라도 몇 가지의 다른 카테고리마다 그냥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미리 예상하시고, 관련된 단어나 표현만이라도 준비 해 가시는 게 무작위로 나오는 질문에 매끈하고 유연하게 답변할 수 있는 팁이라면 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김용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