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졸업 허준
안녕하세요.
갑작스레 수기를 올려봄이 어떠냐고 메일이 와서 조금 쑥쓰럽지만 한 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사실 AL을 받았다고 이렇게저렇게 떠벌일 정도는 안됩니다. 미국 생활을 오래했고, 거기서 학교도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저 역시 처음엔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를 받았고, 재차 노력한 끝에 AL을 받았기 때문에, 제 수기가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어 몇 줄 적어봅니다.
사실 저는 첫 도전에서 IM(2)를 받았습니다. 이것도 나쁘지 않은 점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을 다녀왔다는, 게다가 학교까지 나왔다는 사람이 받을 점수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오픽을 다소 얕보고 있었습니다. 내가 미국에서 산 기간이 있는데 설마 말 한마디 못하겠어? 라고 생각했죠. 취업때 영어 성적이 필요하다고 한국 친구들이 알려줘서 오픽을 알게 됐는데, 영어 말하기를 시험으로 평가받아야 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 집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시험 전날엔 술자리까지 가졌습니다. 막상 시험이 시작됐는데, 저는 참 어이없는 말들만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한국말로도 안할 법한...막판엔 40분 시험시간까지 넘겨서 마지막 문제 말도 안되는 얘기를 혼자 떠벌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외국 생활 경험을 살려 해외 파트에서 근무하길 희망하는데, 상당수 기업의 해외파트가 그래도 IH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에 두 번째 도전에선 좀 체계적으로 도전해보자고 마음먹었죠. 먼저 포털사이트를 켜고 오픽과 관련된 블로거들과 학원관련 자료를 죄다 긁어모았습니다. 그리고 동영상 사이트에서 오픽과 관련된 강의라면 2분짜리 강의라도 시청했습니다. 준비과정은 쉽지는 않더군요. 제 인생 흐름이 남과는 조금 다른 측면도 있어서 쉬운 문제도 답변이 애매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극장에 잘 가지 않습니다. 집 사정상 집에 누구를 초대해본적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걸 답변으로 이야기하려니까 한국말로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저는 인터넷에 소개된 문제를 보며, 그리고 첫 시험에서 봤었던 주제들을 기억하며 제 경험을 싹싹 긁어 모았습니다. 이후 해당 주제를 먼저 한국말로 떠올려봤습니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는 주제만 남기고, 그렇지 못한 주제들은 과감히 버렸습니다. 그 다음엔 한국말로 떠올린 주제를 영어로 변환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시험준비는 시험 약 1주일 전부터 하루에 1~2시간을 투자한 것 같습니다.
1차 시험은 강남 크레듀고사장에서 봤지만, 2차 시험은 서초 테라넷에서 치렀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사정에 따른 변동일 뿐, 둘 다 고사장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칸막이도 있고, 옆에 다른 응시자 배치를 하지 않아 다른 응시자의 답변에 따른 혼란도 두 고사장 모두 피할 수 있었구요. 시험이 시작되고 답변을 할 때 연습한대로 최대한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애썼습니다. 만약 질문이 그리 긴 답변을 요구하는게 아니라면, 조금 짧다 싶어도 바로 다음문제로 넘겼습니다. 대신, 답변할 때 조금 더 긴 답변을 하게 된다면 스크린에 '적절한 답변 시간입니다' 메시지가 떠도 조금 더 길게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두 번째 시험에선 디테일에도 조금 신경을 썼습니다. 한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 예를 들어 spontaneous라던가, tremendous 같은 단어를 발음할 때는 틀리지 않도록 일부러 말하는 속도를 조금 늦추어 발음하려고 했습니다. 또, 문장 설명시 형용사와 부사를 최대한 다양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부자' 라면 A rich person 대신 very rich, extremely rich 등을 쓰려고 했고, 반복 표현이 나온다면 rich 대신 wealthy를 쓰려고 노력햇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말하는 내용을 글처럼 구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길게 답변하는 문항의 경우, 개요를 짧게 설명하고 First, Second, and Third식으로 문단주제를 나눴고, 마지막엔 As a result, At last 등을 써서 한-두줄 분량으로 내용을 결론지었습니다.
시험을 보고 나와서 솔직히 잘 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답변하면서 몇가지 빼먹은 내용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AL을 받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니 다른 분들도 충분히 AL을 받을 수 있겠다 느꼈습니다. 영어는 길고, 유창한 듯 말하는 것 보다 짧더라도 소리가 분명하고, 내용이 논리적일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픽을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도 모두 원하는 등급 이상을 받으시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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