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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c AL 후기) 분노의 OPIc AL 취득기

김용직 2017. 12. 31. 10:41



한상욱사진
성균관대학교 한상욱
하반기 공채 시즌, 지원했던 회사에서 다 떨어졌습니다. 하계 인턴을 하고 전환을 기대하던 곳에서도 불합격 통지를 받고서는, 부족한 부분을 점검해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기존의 IH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사두었던 크레듀의 오픽 교재를 한 번 읽어보고 제 상황에 맞추어 어떤 식으로 대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전 날 밤에 한 것이 전부입니다. 예컨대 서베이에서 여행을 가 본 적이 있다를 선택한다면, 분명히 여행에 관한 내용을 물어볼텐데 제가 다녀 본 곳 중 이 정도면 제 실력으로 무난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선택할 만한 내용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사람이 모든 내용을 준비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요. 제 경우에는 이번에 네가 회사나 학교에 늦은 경험이 있다면 그 경험에 대해 말해보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저는 충격적이게도 그런 경험이 없습니다. (...) 이 때에 많은 학원에서는 거짓말이라도 해라라고 하던데,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저는 그냥 솔직하게 오늘 네가 운이 참 좋지 않다. 난 학교 다니면서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거든.이라고 말하고 그 뒤에 그런데 이럴 때에 많은 교육기관에서는 거짓말을 하라고 조언하더라. 웃기지 않냐? 이건 말하기 시험이지 암기력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잖아. 그런데 그렇게 하라고 조언하는건 너희의 출제의도를 능멸하는 것이고, 앞으로 너희가 시험을 출제하는 데에 있어서 이 점은 반드시 고려하고 수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해 버렸습니다. 막상 이렇게 말해 놓고 점수가 안 나오면 어떨까 전전긍긍했었는데, 다행히 점수가 잘 나온걸 보면 그냥... 뭐든 질문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없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시고 관련한 자기 이야기를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밖의 미립자 팁이라면, 서베이의 경우에는, 지난 응시 때보다 조금 선택하기가 수월했는데 최소로 선택해야 하는 문항의 수가 지난 번에 비해 줄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덕분에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고 이것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던 비결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이 오픽 두 번째 응시라, 금회차에 시험 삼아 한 번 보고, 모자라다고 생각되면 학원에 등록하거나 인강을 수강하려는 생각이었는데, 운이 좋았던 모양인지 한 번에 AL이 나왔네요. 아마도 공채를 준비하면서 영어 인터뷰를 많이 연습했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픽 상위 등급의 열쇠는 발화량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픽스퀘어에 가면 (발화량을 늘리기 위해) 없는 일이라도 지어내서 암기하고 그대로 말하라라는 후기들이 많던데, 전 사실 이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언어는 곧 사고입니다. 자신의 고민이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언어입니다. 특히나 회화 부분에 있어서는 암기한 것을 그대로 늘어놓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회화능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암기력 테스트지요. 차라리 다양한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를 생각해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용하며, 올바른 방법이자 오픽을 출제하는 ACTFL의 출제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곧 원하는 점수를 얻는 방법이라는 사실은 제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시절이 수상하고, 취업이 어렵다보니 다들 서류로 증명되는 점수를 무시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의 실력과는 무관한 높은 점수의 증명서를 받는 것이 우선이고,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이라도 외워서 해라라는 방법이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 간절함을 알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라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결국 힘들고 돌아가더라도 결국 자신의 실력으로 오롯이 남는 것은 정도를 걷는 길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클리드는 말했습니다. 수학에는 왕도가 없다고요. 장기적으로 준비하셔서 반드시 자신의 실력으로 확실히 돌아오는, 그리고 그 실력을 당당히 증명하는 AL을 취득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내년 상반기 공채에서는 모두 원하는 소식 들으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저도 집에서 그만 놀고 싶습니다.